바다에서 놀다가 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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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사랑한 작가들의 제주 이야기

떠내려온 나무(流木)로 조명을 만드는 작가 박현경 “제주 바다와 함께 작업하는 셈이죠.”

컬처리포터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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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사랑해서 제주에 온 여성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렸다.
육지에서 이주해온 네 명의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느낀 제주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 네 명의 여성작가는 서로 다른 지역에 살면서도 집에서 꽤 먼 거리의 작업실에 함께 모여 작업을 한다.
소재도 다르고 표현방식도 다른 이 작가들은 어떻게 협업을 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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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네. 멀어요. 그래도 모여서 작업하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멀리 오는 힘듦을 상쇄하고 모여있을 때 생기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서로 힘을 받는 거죠.
모여서 작품 하나를 하자고 했을 때 한라산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바다! 그래서 바다 위의 한라산을 형상화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산봉우리 부분은 정희선 작가가 그리고요. 산 아래 부분을 박현경 작가가 나무들로 만들었어요. 그 위에 바다에서 주운 유리조각들은 김명지 작가의 작품이에요.
저는 바느질하는 사람이라서요. 천과 바느질로 바다와 물고기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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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양화를 그리는 정희선 작가와 바느질을 해서 해녀를 만드는 김하영 작가의 작품도 흥미롭지만
비치코밍(beach combing: 해변에 쓸려온 물건)을 해서 제주 관련한 작품을 만드는 김명지 작가, 떠내려온 나무를 이용하여 조명을 만드는 박현경 작가의 작품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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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다 바다에서 주운 거예요. 모양이나 결 등도 바다가 만든 거죠. 저는 그저 발견할 뿐이에요.
가끔은 나무를 가져다 두고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곤 해요. 제가 뭔가를 만든다기보다는 그 나무가 무언가를 말해주기를 기다립니다.”

“저는 빛이 좋아요. 그래서 조명뿐 아니라 촛대도 만들고 있어요. 등대모양의 조명을 만들었는데 손으로 불을 켜서 불을 밝히는 촛대등대도 멋질 것 같더라고요.
그렇지만 작업 소재는 나무이고, 그을리거나 타면 안 되니까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어요. 빛을 작업한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에요.
예술적인 형상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불이 켜져야 하고 불이 들어왔을 때 아름다움도 염두에 두어야 하죠. 그래도 빛을 만든다는 건 너무 기쁜 일이에요.
어두운 바다를 떠돌던 나무들이 밝은 빛으로 다시 태어나고 사람들의 가장 외로운 순간을 밝혀주지요. 그래서 이 빛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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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좋아 제주에 이주하고 제주 바다에서 주운 물건으로 제주를 형상화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네 명의 작가는 제주에 살고 있으면서도 잊곤 하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한다.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제주바다에 처음 몸을 담갔을 때 느꼈던 그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느낌. 그리고 불안하면서도 아늑한 감정이 작품들을 통해 다시금 살아났다.
계속 제주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하는 네 작가들의 작품은 2016년 8월 5일까지 둘하나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서귀포 문화빳데리충전소에서 이후 한달 간 전시를 이어간다.
내 안의 새로운 제주를 되살리고 싶다면 8월 중으로 서귀포로 달려갈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