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위 제주, 푸른바이크쉐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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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으로 만나는 자연과 사람

자전거 도시 제주를 꿈꾸다

컬처리포터 : 김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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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도심의 좁은 골목길 안쪽, 오랜 세월 살아온 집을 개조한 건물 2층에 전국 최초의 민간 자전거 공유시스템 ‘푸른바이크쉐어링’ 사무실이 있다.

낡은 문을 열고 푸른바이크쉐어링 김형찬 대표의 아버지가 손수 만들었다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사무실이 있고, 다시 그 위 옥상으로 조심조심 오르면 향사당이 내려다보인다.

8월의 마지막 날, 제주를 몇 달간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달궜던 무더위는 한풀 꺾이고 평일 오전 조용한 골목길에 가을을 예고하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푸른바이크쉐어링을 통해 만나는 제주는 이런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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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을 잇는 아름다운 자전거 길. 자전거 페달을 밟느라 조금 힘이 들지만 걸을 때는 몰랐던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차를 타고 스쳐가기만 했던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하며 사색에 빠진다.

자전거 여행에는 속도경쟁에서는 모르는 즐거운 한가로움이 있다.

우리가 제주에서 만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넘치는 관광객과 자동차, 훼손된 자연과 쓰레기, 피곤함과 번잡함이 아니라 바쁜 일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려는 여유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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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이라 김대표는 초등학교 자전거 안전교육 준비로 바빴다.

현재 애월, 무릉, 종달 초등학교를 방문해 자전거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초등학생 1,5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3년간 3,000명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이번 10월과 11월에는 교육생들과 함께하는 제주 자전거여행이 예정돼 있다.

푸른바이크쉐어링의 철학을 묻자 김대표는 안전교육 때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자전거를 타고 트랙을 한 줄로 도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줄을 이탈해 다른 아이들을 앞질렀어요.

그러자 다른 애가 그 애를 쫓아가 충돌하더니 자전거를 내던지고 서로 욕하며 싸우기 시작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어른들의 보복운전을 보고 따라 한 거였어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운전하는 교통수단이 자전거인데, 교통안전교육은 자전거로부터 시작돼야 하는구나 다시금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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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이크쉐어링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처럼 자전거 길을 이끄는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는 제주생태관광 자전거여행 프로그램과 자전거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주의 해안 길을 연결해 만든 234킬로미터의 환상자전거길 인증센터와 제주시 공공자전거 스테이션을 위탁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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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까지 제주에서 자전거 생활문화는 일본, 대만, 유럽 같은 자전거 선진국과는 먼 이야기일 뿐이다.

아이들은 맨 처음 배운 자전거가 어느 순간 불편해져서 자전거를 그만 타게 된다.

공공자전거도, 자전거도로도 제주인의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지 못하다.

자전거 인구는 늘었지만 자전거 동호회를 통해 고급 레포츠로 즐기고 있을 뿐이다.

탄소제로를 꿈꾸는 섬 제주가 하루 빨리 자전거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푸른바이크쉐어링의 노력을 응원하고 싶다.

제주를 여행한다면 걷거나 운전하는 대신 자전거로 잠시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