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디자이너 인터뷰_벨롱장 운영위원 허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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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사는 삶, 내가 행복한 삶은 주변도 행복하게 만든다

제주의 세화 벨롱장 운영위원 허현웅이 들려주는 제주의 삶과 행복한 벨롱장 이야기.

컬처리포터 :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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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앉으세요.” 세화포구 방파제에 걸터앉아 편하게 나를 맞아주던 벨롱장 운영위원 허현웅님. 서울에서 제주로 온지 5년 정도 되었다는 그는 바다가 아름다운 구좌읍에 정착했다. 만남을 요청하고자 첫 통화를 했을 때 그는 자신을 ‘꿈꾸는 물고기’라고 소개했다. 대학생 때 디자인전공 수업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과제 중에 자신이 지은 그 닉네임은 물고기에 날개를 다는 것, 물속에 사는 데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자신을 표현했다고 한다. “제주에 내려오는 것도 어떻게 보면 큰일이었는데, 내 스스로도 허황될 수 있는 이뤄질 수 없는 꿈.” 그 꿈을 이뤘으니 지금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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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오는 꿈을 품게 된 그의 서울생활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졌다. “제주에 내려오니 알게 됐는데 서울은 경쟁이 심하잖아요. 비교하고. 예를 들면, 내 머리나 복장 같은 것.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무슨 신발을 신어야 하나. 와이셔츠에 살짝 때가 묻으면 바로 갈아입어야 했고, 신발도 뒤쳐졌다 싶으면 사야 되겠고. 시계도 머리도. 제가 곱슬머리거든요. 서울에서는 되게 이게 스트레스였어요. 모든 것이 내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이게 되게 심했어요.” 하지만 그에게 제주의 삶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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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롱장’은 그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다. 제주에 내려오니 심심했고, 사람들과 재미있게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지금의 벨롱장이 탄생했다.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소소하게 시작한 장은 이제 어느덧 세화포구를 따라 길게 늘어뜨려져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플리마켓이 되었다. 이주민들이 세운 장이라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소규모의 장으로 지역주민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규모가 커지고 지역주민들과 교류하고 싶어 장날을 오일장날과 겹쳐 잡으니 처음에는 혼잡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리에서 세화 포구 자리도 내어주고, 셀러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근 삼춘들”이 당근 주스를 판매하며 벨롱장을 즐기고 계셨다.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만이 아닌 음악공연이나 작은 전시 등 문화교류의 장이 된 벨롱장.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싶을까? “조금 더 아트마켓화하고 싶어요.” 인기를 끌면서 상업화돼 가는 장을 바로잡고 애초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광장’처럼 운영하고자 한다는 허현웅님. 덧붙여 벨롱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고 한다. “지역 내 아동센터 혹은 복지관과 연계해서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작년에 태어났는데 그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그 세대들도 이런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현재 벨롱장에서 발생하는 수입 및 기부금이 구좌 내의 아동복지 센터에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해바라기 센터 아이들은 직접 판매를 해서 모은 수입으로 센터 복지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장터의 모습이 얼마나 활기차고 아름다울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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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운영만 하는 것이 아닌 아동복지에도 관심이 많았던 허현웅님은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면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제주에서는 내가 디자인으로 창작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친구들이 좋아하고. 여기 있는 친구들 모두 비슷할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 자기를 둘러싼 일들이 행복해지는 거? 욕심을 버리면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죠.” 그의 말은 어떤 구체적이고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내가 행복한 일이고, 내가 행복하면 내 주변도 행복해진다며 일상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의 시도를 값지게 만들고 모두가 컬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