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8000 빛깔의 바람이 부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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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을 드러내다’는 본래의 바탕, 즉 정체성을 드러냄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 도시나 나라의 고유한 색은 그 문화의 정체성이다.

컬처리포터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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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작스럽게 늘어난 인구 유입과 부동산 활황으로 개발 진통을 앓고 있는 제주라지만 동서남북에서 보는 멋이 제 각각인 장엄한 한라산과 제주의 허파 곶자왈, 이국적인 물빛,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360여 개의 오름, 중산간 마을의 설탕을 뿌려놓은 것 같은 밤하늘 등, 여전히 제주의 주요 관광 자원은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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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들 자연이 갖는 크기, 광활함, 형태 등 조형적 요소만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이 자연적 요소들을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색’. ‘본색을 드러내다’는 본래의 바탕, 즉 정체성을 드러냄을 의미하다. 따라서 한 도시나 나라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색은 그 문화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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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은 본래 빛의 산란에 의한 물리적 현상일 뿐, 사물에 내재된 속성은 아니라지만, 그만큼 우리의 감각을 즉각적으로 자극하는 것도 드물다. 색과 색이 나타내는 상징에 매료됐던 추상주의 화가 칸딘스키는 자기만의 ‘색 상징체계’를 만들어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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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딘스키의 그림에서 각각의 색은 감정을 나타내며 그 ‘색’을 응시하면 ‘영혼’이 깨어난다고 믿었다. 환희, 폭발, 발랄, 고혹, 퇴폐, 차분, 정열, 광기, 젊음, 추동과 같은 색상 고유의 에너지들은 불안을 잠식하기도 하고, 기분을 고조시키기도 하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닐 터, 한 문화의 고유한 정취는 그 빛깔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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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여자가 많다 하여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에 적잖은 것이 또 있다. 제주는 매년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하늘의 북녘 끝 영등 나라에서 1만 8000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영등 할망이 오신다는 설화가 있다. 만물의 생명을 바람으로 불어넣는 영등 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함께 봄 꽃씨와 해산물 씨를 품고 제주를 찾는다.  1만 8000 빛깔의 바람이 부는 제주. 그 중 제주만이 지닌,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정취의 빛깔은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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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컬처리포터 : 박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