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나고 자란 사진가 박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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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디자이너 인터뷰_사진가 박훈일

삼춘이 가지 않았던 바다의 소리를 <두모악>에 담는 남자

컬처리포터 : 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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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창작은 고독의 연속, 박훈일의 명상은 “고독과 자유의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6월 안개의 색감과 향기를 담아내라던 김영갑 선생을 기억해. 내면의 기억이 제주 자연과 만나 오감을 통해 내 작품의 피사체로 발아된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마당에 서면 우리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찰나의 행복. 내면의 시간을 관통하는 ‘존재의 기억’이 역설적이게도 자신을 투영하고 또 과정을 통해 치유를 선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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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김영갑갤러리를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곳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박훈일 작가가 있다. 공간 안에 들어서야만 온전히 느껴질 수 있는 기운 같은 걸 선물하고 싶다던 박훈일 관장의 생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상당히 역설적이다. 블로그는 물론 그 흔한 SNS 마케팅도 사양하는 우직한 제주 사내를 통해 삼달리는 세상에 알려졌다. 쉽게 얻어지고 쉽게 잊혀지는 디지털 중심의 세상에 홀로 우뚝 존재하고 빛나는 삼달리 공간을, 김영갑갤러리를 사람들은 사랑하나 보다.

 

죽기 전 김영갑 선생은 고독했다. 제주에 나고 자란 박훈일 작가도 고독해 보여 위안이 된다. 사진 작업은 고독의 연속이고 명상의 산물이다. 매년 봄이 오면 그는 떠난 김영갑 선생을 대신해 명상을 파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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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찍어댄 사진을 관람자들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진을 찍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다의 소리를 렌즈에 담고 싶었던 어느 순간부터 작가는 오감에 주목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ed%94%84%eb%a1%9c%ed%95%84%ec%82%ac%ec%a7%84-1 작가는 작업할 때 행복지수가 가장 높아진다고 한다. 몰입하는 순간, 세상의 번다함은 모두 사라지고 그 순간에는 피사체만 남게 된다. 피사체와 온전히 대화하게 되는 그 순간이 작가에게는 곧 자유이고 오감의 궁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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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선생을 처음 만나고 20년, 필름 카메라로 찍고 인화를 거치다 보면 순간의 날씨, 습도까지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은 그게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온전한 필름 카메라만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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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6월 제17회 박물관인상도 받았고 동네 밀감창고에서 <오래된 시간의 공간—삼달리 172>라는 전시도 열었다. 그 과정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작가적 고민의 과정도 거쳤다. 예전보다 훨씬 자유로워 보이는 그를 보면서 ‘이제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의 작가적 고민이 조금 더 내밀한 왜곡과 과장을 만들어낸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나만 드는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