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목소리, 제주에 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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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청년정책과 청년활동, 그 시작을 취재하다.

컬처리포터: 강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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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제주청년원탁회의 일로 왔는데요.” 제주도청 입구에서 묻는 “뭐 하러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쭈뼛쭈뼛 꺼내놓은 답이다. 새까맣게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도청입구를 청년들이 캐주얼한 복장으로 들어서니, 경비원들의 입장에선 의아할 만 할 것이다. 청년들이 도청을 오가게 된 이유는 뭘까. 제주의 청년정책과 청년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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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는 이미 ‘청년’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유력 정치인들이 ‘청년수당’, ‘청년배당’등의 의제를 꺼냈고, 사회적 논쟁도 치열했다. 각 지자체별로는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청년들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직접 정책을 만들어내는 청년 거버넌스(governance 협치)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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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청년’이라는 단어가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지 않은 일이다. 개별적으로 활동을 펼쳐나가는 청년들이 있었으나 산발적이었고 행정의 협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2016년 6월 22일 「제주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되었고, 2016년 7월 28일 담당부서가 신설되었다. ‘제주청년원탁회의’라는 청년 의견수렴 창구도 생겼다. ’제주형 청년정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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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3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청년들의 첫인사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 청년들은 그간 느꼈던 제주에서의 삶의 문제들이 청년정책과 연결되길 바라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원 지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단톡방’ 개설 등 ‘핫라인’을 제안하기도 했고, 제주 발전을 위해 청년을 도정 정책파트너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제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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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여 명의 제주청년들과 담당 행정 공무원들이 함께하는 ‘제주청년원탁회의’ 또한 진행 중이다. 현재 두 차례에 걸친 전체회의에서 전체적 운영의 틀을 정했고, 각 분과별(참여 및 역량강화/일자리/공동체/주거/문화) 토론과 논의가 진행 중이다. 또한 ‘2030 청년 네트워킹 파티’, ‘타 지역 사례 탐구 워크숍’, ‘2017 청년예산 사업 회의’ 등 제주청년들의 역량을 향상하고, 실제 청년정책에 반영되기 위한 과정을 단계별로 밟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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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 결혼준비와 내 집 장만 등 생애주기별로 부여된 과제를 해결하기에도 시간이 없다. 단군 이래 가장 바쁜 세대라는 현재 청년들이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구조적으로도 쉽지 않다. 제주형 청년정책 참여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시간, 부대비용을 들여야 하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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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청년원탁회의 참여분과에 참여중인 구성원들은 모여있는 청년들의 힘에 주목한다. “제주에서 살아가면서 지역적인, 구조적인 내 삶의 문제들이 있죠. 다른 청년들도 삶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겪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만나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기에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행정과 대면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참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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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주거, 교통, 일자리, 환경 등 그 종류와 성격도 광범위하다. 이 문제들은 사실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감당해야 할 ‘청년문제’이기도 하다. 기성세대의 정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지금의 사회문제에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사회를 바꾸자’처럼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간결한 외침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사회도, 사람들도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