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동일(多樣同一)」, 제주 원도심을 가득 채운 아시아 미술인들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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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샛물골 여관길을 수놓은 <제주아트페어>, 그 세 번째 막을 열다.

컬처리포터: 이민경(오연숙,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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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도심의 오래된 여관길, ‘샛물골 여관길’에서 놓치기 아쉬운 가을의 끝자락을 느긋이 즐기기 좋은 문화예술의 향연 <제주아트페어>가 열렸다. 10월 27일, 각 국의 청년작가들과 축제를 즐기러 온 도민들이 대동호텔의 로비를 가득 채운 가운데,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제주아트페어의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코스튬을 준비해온 테라사와 겡이치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총영사의 깜짝 퍼포먼스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박수를 시작으로 교류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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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샛길에서 물이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샛물골’은, 과거 항공이 아닌 선박을 이용해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아오던 시절 항상 사람들로 붐볐던 곳이다. 따라서 단연 숙박업이 가장 성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늘길이 열린 이후 많은 업소가 문을 닫았고, 제주의 중심지였던 원도심 또한 힘을 잃어가는 듯 했다. 제주아트페어가 좀 더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작품들의 전시가 바로 이 ‘샛물골 여관길’에 위치한 대동호텔, 옐로우게스트하우스, 더포레스트게스트하우스, 동성장 등의 숙박업소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샛물골 여관길’을 비롯한 제주의 원도심이 살아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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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트페어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2016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제주와 함께 일본과 중국 청년작가들의 참여가 활발했던 점이다. 전통적인 판화 위주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화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중국의 웨이 후이동 작가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면, 정신적인 면들이 어떠한 것인지 표현하는 작품들을 직접 가지고 왔다.”라고 하였다. 또한 짙은 어둠이 깔린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듯한 작품을 전시한 중국의 챤하오 작가는 “어둠을 통해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어둠 속에서 사물과 인간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기를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서로의 심장소리를 통한 독특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던 일본의 나카노 리나 작가는 “눈을 감고 손뼉을 마주친 후, 서로의 심장박동마다 손뼉을 부딪치는 행위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또 다른 방법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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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주아트페어의 관람객으로 참가하여 깊은 감명을 받고 이번에는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모씨는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매우 흥미롭고 더 다양해진 만큼 관람객들의 관심 또한 매우 높아졌다.”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음에 기뻐했다. 작고 낡은 옛 건물과 공간을 활용하여 낯선 익숙함이 주는 이미지와 자유분방하게 전시된 작품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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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9일 오후에는 김만덕 기념관 세미나실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현대미술 세미나>가 열렸다. 2016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제주, 나라, 닝보를 대표하는 예술인들의 발표와 특별 강의가 이어졌다. 일본의 키쿠타니 코타 작가는 세계 각 국의 돌을 사용하여 커다란 조형작품을 만들었으며, 작품을 보는 것에 그치도록 한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만지고 걸터앉기도 하는 등 작품과 관객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난조 마모루 나라현립미술관 학예실 과장은 “현대미술은 대중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대중 안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명녀 이랜드문화재단 중국지역 책임 큐레이터는 “외동으로 자란 80년대 생의 많은 작가들은 현실적이면서 실질적인 방식으로 사회와 자아의 관계를 다룬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언어를 모색하고 본인의 시각과 인식을 중요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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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아트페어는 ‘다양동일(多樣同一)’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아주 다채롭지만 그 속에서 하나가 된 아시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틀에서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젊은 작가들을 통해 제주의 원도심이 다시 활발해질 그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