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에서 만나는 제주의 나무이야기 2

20160912 171102

한라산 산딸나무

컬처리포터: 오연숙


20160925_172431

나무에서 열리는 딸기가 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한라산에 오면 된다. 한라산 어디에나 자생하는 나무로, 가로수로 조성된 곳을 보고 싶다면 교래 사거리를 우선 추천한다. 갓 박물관 쪽으로 돌문화 공원을 지나 대흘 사거리까지 서있는 가로수에 요즘 빨갛게 익은 열매가 주렁주렁 맺혀있어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바로 이 나무는 열매가 꼭 딸기를 닮아 산딸나무라고 불린다.

20160912_171340

20160925_172329

20160925_172620

산딸나무는 층층나무 과(Cornus kousa )에 속하고, 6~10m 정도 자라는 낙엽 소교 목으로 초록 잎이 하늘을 향해 하얀 꽃이 피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꽃처럼 보이는 것은 잎이 변해 꽃잎처럼 보이는 ‘포’라고 하는 꽃받침이다. 4장의 흰 포 가운데로 20~30개의 꽃이 마치 한 송이의 꽃처럼 크게 보여 곤충 등 매개체를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진화했는데 이 꽃받침이 처음엔 풀색이었다가 점점 흰색으로 바뀐다. 이 네 장의 포가 십자가 모양이라서 십자가 나무라 불리기도 하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이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꽃 핀 모습이 십자가를 닮아서 기독교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나무이기도 하다.

20160925_174737

한라산을 넘어가다 “웬 흰나비들이 나무 위에 떼 지어 있지?” 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아마 이 산딸나무일 것이다.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 경에는 마치 나무 위에 하얀 나비들이 살포시 내려앉은 듯한 모습에 아~! 하고 절로 탄성을 지르게 되고 그 모습이 순결하고 청아하여 보는 이들을 기쁘게 하기도 한다.

20160912_161238

20160912_161108

나무껍질에 키니네라는 성분이 있어서 해열제, 강장제, 지사제 등 약용으로 쓰여 왔던 나무이기도 하다. 무늬나 나이테가 분명하면서 매끄러워 목재로도 인기가 좋으며 단단하고 질기니까 방적용 북의 재료나 농기구, 자루, 망치, 절구 공이 등으로 사용되며 목관악기 재료(오보에, 플롯 등)로도 사용된다.

20160412_123123

20160412_122607

20160412_123020

산딸나무는 꽃 필 때도 아름답지만 열매 달린 모습도 신비롭다. 어린 왕자가 살던 별인가 싶기도 하고 축구공 같기도 하고 둥근 도깨비방망이 같기도 한 열매가 기다란 모가지(소화경)를 들어 꼿꼿이 크는 모습은 교만하거나 건방지게 보이기도 하는데, 열매가 하늘로 뻗은 아주 특이한 모습이다. 초록색에서 주황색으로 서서히 변하다가 가을 햇볕에 갑자기 붉게 타올라 새빨갛게 익었을 때도 위로 뻗어 있다가 막바지가 돼서야 잎사귀 아래로 슬쩍 내려올까 말까 하는 자존심 강한 나무라고나 할까? 미국 산딸나무 열매는 아래로 향하고 약간 대추 열매를 닮아 구분이 쉽게 된다.

20160514_154720

20160526_114605

20160605_153422

나무 아래 떨어진 열매 모습도 손바닥에 올려보면 영락없이 알알이 영근 딸기들이다. 열매를 먹으면 즙 액이 약간 달달한데 감미로운 그 맛을 새들도 무척 좋아한다. 새들이 따먹은 산딸나무 열매는 과육은 소화되고 딱딱한 종피가 위액의 산에 의해 자동으로 연화 처리됨으로써 자손을 퍼뜨리는 데 새나 나무 모두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20160818_152438

20160528_103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