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로 보는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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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당연한 것처럼 사용하고 있는 말과 글은 지구 상에서 인간만이 가지는 고도의 뛰어난 능력이다. 인류의 진화, 문명의 발달과 함께 모양을 변화시켜가면서 공존한다. 세계에는 다양한 말과 글이 존재한다. 자신이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태어난 나라의 말과 글을 배우고 사용한다.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태어난 필자도 예외 없이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어 교육을 받으면서 말과 글을 접해왔다. ‘한자’라는 글자도 그 교육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일본어로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어디까지나 일본어로서 한자가 사용됐을 때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며 외국어로서의 한자라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원래 한자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일본이 아닌 곳에서 사용됐을 때는 그 성질이나 형태도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된다. 물론 이런 점을 평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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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 한국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한자’를 공통 요소로 하여 새로운 시선에서 각 나라를 파악하고 그로 인한 편의성, 그리고 문화교류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한중일 3국에서 공동 상용한자로서 정한 한자는 약 800자다. 이들 한자를 사용하여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공통적인 한자이면서도 의미가 전혀 다르거나 읽는 법이나 발음이 차이가 있는 것도 많다. 그리고 같은 한자라고 해도 중국은 간체, 일본은 약자, 한국은 한글을 사용한 글자가 보급돼 한자의 사용빈도는 극히 적다. 이처럼 인접한 3국이 가진 한자에 대한 개념이나 존재 의의는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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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자는 중국을 기원으로 하여 이미 30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에 한자가 전해져 사용하게 된 지도 1000년 이상이나 된다. 한자를 도입한 시기나 경위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설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긴 역사 속에서도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 발전해 왔다. 한자를 도입하기 이전에도 언어를 전달하는 수단은 몇 가지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한자를 쓰기 시작하면서 글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도구가 널리 형성됐을 거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다. 글자가 탄생한 후, 시간, 토지, 의사(意思), 문화 등 온갖 것들을 관리하는 도구로서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3국은 한자만 글자로 유통시키는 데 그치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히라가나’, ‘가타카나’가 생겨나고, 한국에서는 후에 ‘한글’이라 칭하게 되는 옛 칭 ‘훈민정음’이라는 표음문자를 탄생시킴으로써, 좀 더 자국에 맞는 표기를 추구하며 독자적인 문화로 발전하는 여정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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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3국을 한자문화권 하나로 묶어버리는 것은 다소 경솔할 수 있지만, 우리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한자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의 깊이를 도모하며, 서로 존중하는 우호관계를 위해 도움이 되며, 그 역사와 문화를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글자문화로서 여러 나라에 알리고 계승해 가는 초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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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상용한자 목록 일부

 


참고문헌

高島俊男「한자와 일본인」文春新書

小林英樹「현대일본어 한어와 동명사 연구」東京히쯔지書房

일본경제신문

http://www.nikke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