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공간을 넘어 나눔과 교류의 공간으로, W스테이지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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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컬처오픈코리아(이하 WCO)가 제주에 W스테이지를 새로 연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간 C!here라는 이름으로 공간나눔운동을 펼쳐온 WCO는 서울의 안국과 서소문, 중국의 북경과 상해에 W스테이지를 열어 지역사회에서 문화활동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해왔다. 이는 지역주민들에게 문화활동을 함께 향유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간을 중심으로 한 나눔의 선순환을 확산시키자 하는 운동의 일환이었다.

특히 이번 제주에 자리 잡은 W스테이지는 과거 오현고등학교 건물로, 오현단 옆에 위치해 있다. 오현단은 조선 시대 제주에 유배되거나 방어사로 부임하여 교학 발전에 공헌했던 김정, 송인수, 김상헌, 정온, 송시열 다섯 명 즉 오현(五賢)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제단이다. 뒤편에는 제주성지의 일부가 남아있다.

1946년 제주 최초의 현대적 학교로 설립된 오현고등학교는 1972년 화북동 신축교사로 이전한 후, 이전 교사는 태권도 학원 등 다양한 용도로 임대되어 오다 5년전부터 빈 채로 남아 있었다. 이유는 건물 소유주가 건물과 지역의 전통에 부합하는 이용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기 때문.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구멍 숭숭 뚫린 검은 돌인 현무암으로 벽을 올리고 개화기 시절 양식의 지붕을 얹은 건축양식은 그 자체로서도 보전가치가 충분한 건물이다.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건물이 무분별한 임대와 증개축으로 본래의 모습이 훼손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한다면 건물주의 판단은 매우 현명했다 할 수 있다. 다섯의 선현이 제주에서 이루었던 교학발전의 의미를 계승한다는 차원에서도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중요하다.

WCO가 그런 역사를 가진 건물을 사용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는지도 모른다. 그간 WCO가 노력해왔던 문화 나눔운동은 건물을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이유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약간의 건물 개조는 필요한 상황. 이를 위해 문화 자문위원회를 구성, 건물과 주변 지역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외부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오픈하게 되었다.

오픈 후 다문화 가정이 만남을 갖고, 제주의 삶에 적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 무용극 “어머니의 방”이 공연되었고, 그 외에도 다양한 공연과 강의가 준비되고 있다. 이 모두는 공익을 위한 공간, 건물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는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다.

W스테이지는 문화예술인들 및 지역민들의 다양한 문화활동 및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타지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C!here 공간나눔운동에 동참하여 사용자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나누고 있다. W스테이지는 상업적, 영리적, 정치적, 종교적 목적이 아닌 활동이라면 누구나 신청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 되어 있으며 www.cherekorea.org 웹사이트를 통해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제주는 과거 육지와 일정 정도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 독특한 자기만의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외지인과 외국인들의 관심과 방문 속에서 제주 W스테이지가 제주의 다채로운 문화와 타지의 새로운 문화들이 활발하게 교류되는 문화활동의 중심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