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퀴어문화축제

15일 2017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가 시청광장에서 시작해 을지로와 종로일대를 도는 행사로 진행되고있다. 
20170715 시사IN 신선영

지난 대선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동성애다. TV토론의 질의 과정에서 보수측 후보의 질문 하나로 시작된 이 키워드는 진보진 안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둘러싸고 그 진통이 꽤나 오래갔었다. 아마도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전국민이 최초로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인든-성소수자에 대 한 자기입장을 커밍아웃하게 된 사건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동성애는 일상의 이슈로 우리 옆에 와있다. 그리 고 바로 지난 15일, 올해로 열 여덟번째를 맞은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주최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9천명)의 역대 최대의 참가자가 모인 축제다.


서울광장을 둘러싼 총 101개의 참여부스에 올해 처음으로 정부기관의 국가인권위원회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 다. 더불어 13개국 대사관, 진보 성향의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예년에 비해 각계각층의 더 넓어진 관심을 반했다. 차별금지법이 여전히 요원한 지금 시점에서 시민사회의 움직임은 중요하다.

올해 퀴어축제의 슬로건,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사실 이 슬로건은 실질적인 대선레이스에 접어들 었던 올 2월 대선주자 중 한명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자리에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돌 발 질문과 그 발언을 중단시키기 위해 청중들이 외친 “나중에”에 대한 화답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그 대선주자 는 앞서 이야기했던, TV토론에서 답변을 요구받은 후보와 동일한 인물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각계각층의 요구사항을 정책으로 바꿔야 할 그가, 공교롭게도 두 번의 같은 질문에서 모호한 답변을 했다는 것은 아직까지 도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정치적 지지자와 반대자의 숫자를 헤아릴 수 밖에 없는 정치인에게는 그만큼 난감한 일이라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정치인만의 문제는 아니리라.

‘당신의 자식이 동성애자라면 그래도 인정하겠는가’의 질문 앞에 동성애 지지자들도 말문이 막히는 현실은 여 전히 높은 현실의 장벽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 장벽 너머에는 혐오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개인의 성적 정체성은 나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성소수자 문제는 다름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 전반에 대한 질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이고, 자신들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전세계에서 열리 는 축제이다. 그리고 그 축제의 대미는 항상 퍼레이드로 끝난다. 다양성을 상징하는 대형 무지개 깃발을 앞세운 수많은 참가자가 시청에서 을지로로 회현사거리, 롯데백화점을 지나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행렬에 함께 했 다. 마침 비가 그친 서울 하늘을 수많은 무지개로 채운 날, 장벽은 조금씩 무너져 가고 있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