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하는 리어카, 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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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수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다. 광고하는 리어카를 통해 사람의 눈길과 마음을 끄는 리어카. 노인에게 맞는 안전하고 가벼운 리어카(끌림 리어카)를 개발하고 리어카의 광고판을 이용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다. 폐지수거 노인의 경제능력 향상과 기존의 폐지수거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개선시켜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이에 ‘끌림’프로젝트의 전 팀장이자 현재는 동아리 Enactus 의 동아리 장을 맡고 있는 박은호씨를 만나보았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12학번에 재학 중인 박은호 입니다. 서울대 경영전략 실행학회 Enactus의 끌림 project 팀장이었고, 비영리 사단법인 끌림 이사이며 현재는 Enactus 회장을 맡고 있어요.

‘끌림’ 프로젝트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특히 폐지수거노인분들께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동아리 Enactus 의 목표(mission)은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대상자-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이용해서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에요.

이러한 측면에서 노인분들의 역량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기존에 이런 노인분들을 위한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이를 발전 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바뀌게 되었어요. 이분들이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니라, 리어카를 끌고 항상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역량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매일 빠짐 없이 곳곳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광고의 지속성을 유지시킬 수 있고, 지역 지리에 밝으시면서도 이런 것을 역량으로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이 분들에 대해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끌림’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과정을 듣고 싶어요.

2016년 4월에 처음 런칭을 했어요. 시작은 3명이었죠. 처음 생각은 “리어카에 광고를 달아서 수익을 드리면 되지 않을까?”에서 출발했어요. 현재 고물상 시스템이 리어카를 고물상이 소유하고 노인들이 이를 빌려서 폐지를 줍고 팔고 다시 반납하는 것이 에요. 그래서 “임대를 해주고 고물상이 간접적으로 노인들 관리를 하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처음 시작은 노인 분들을 직접 만나 뵙는 것이었어요.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느꼈어요. 사실 저희가 고민이 있었어요. 폐지 수거인을 도우려면, 차라리 폐지 수거를 안 하시도록 할 수 있는게 맞는 방향이 아닐까? 폐지 수거 리어카에 광고판을 다는 것은 오히려 그 분들을 이용하는 듯한 인식을 사회에 주는 것 아닐까?

그런데 한 분이 이렇게 이야기 해 주시더라고요. “사람들은 이 폐지수거가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사회적으로 실패한 노인들로 보고, 자식 교육도 못 시켜서 부모 봉양도 받지 못한다고 손가락질 한다. 이런 현실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일이 조금 고되도, 집에만 있지 않고 나와서 사람들도 만나고 이야기도 하고. 몸은 안 쓸수록 허약해지니까 이렇게 운동도 하고.”

폐지 수거를 외부인의 시선에서 더럽고 힘들고 고된 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힌 것이었어요. 물론, 이분들이 언젠가는 사회보장체제가 잘 갖추어 져서 고된 일을 안 하게 되겠지만, 그것은 장기적이고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이죠. 이 장기적인 목표가 달성되기 전까지 이분들이 폐지수거를 해야 한다면, 우리는 질적으로 근로 환경이나 근로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했어요.

7월 달부터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리어카 제작에 들어갔어요. 리어카 개발 이후에는 무료로 광고하실 분을 찾고 이 광고를 이슈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죠. 그렇게 헬스장 광고를 하게 되었는데 이 헬스장 업체가 광진구에서 20년정도 된 업체여서 광고 효과가 크게 없었어요. 프로모션과 함께하면 괜찮을 텐데, 그냥 사회공헌의 이미지를 알리는 정도였어요.

처음에 내세운 사회 공헌에 초점을 맞춘 광고에서 좀 더 아이디어를 발전 시켜야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리어카 광고는 다른 광고에 비해 저렴하고, 동네 곳곳을 돌아다녀 노출도가 높고, 지역 중심적인 광고라고 어필했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중고차 딜러와 계약을 맺었어요. 개인 사업자였는데, 저희 취지에도 공감하시고 원래 중고차 사업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할머님을 돕는 중고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고 하셨어요. 이것이 언론 보도 되면서 지금은 꽤 잘 풀리고 있죠.

리어카의 개발과정은 어떠했나요?

리어카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소재를 바꾸었어요. 기존에 리어카가 무거웠던 것은 애초에 리어카가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리어카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싸고 오래가고 튼튼해야 한다 였고, 이를 위해서 철판을 사용하고 두껍게 리어카를 만들었던 거죠. 그래서 가벼운 소재를 사용했고 저희가 만든 끌림 리어카는 비슷한 크기의 리어카 대비 25kg정도 가벼워 졌어요. 이것 이외에도 앞바퀴나 사이드 브레이크 등을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고 끝에 현재와 같은 리어카가 되었어요.  

‘끌림’을 하면서 즐거웠던 순간을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엄청 어려웠어요. 고물상인 분들도 장난 식으로 대학생이라면서 너희가 돈을 벌어와야 할매 할배들 돈을 주지, 왜 허탕만 지고 있냐고 그랬었 어요. 갈 때마다 엄청 잘해 주셔서 빨리 성과를 내고 싶었는데 잘 안돼서 갑갑했었어요. 그런데 딱 그 중고차 딜러분과 계약이 된 거예요.

그래서 전화를 드렸는데, 그 고물상인께서 아 너네 됐구나 될 수 알았다 라고 해 주셔서 엄청 뿌듯했어요. 그래서 직접 가서 광고를 박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이거 뭐냐고 그러고. 광고판에 리어카 끄시는 할머니분 얼굴이 들어가 있었거든 요. 더 신기해 하시면서, 막 이게 오리 알 낳는 리어카라며 황금알 낳는 리어카라면서 박수 쳐주시더라구요.
이때 아직 성과는 미약하지만 뭔가 했다는 생각도 들고, 엄청 기뻤고. 이때를 기점으로 일들도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기에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현재 인액터스의 회장으로서 여러 프로젝트를 잘 관리하고 임기 끝날 때까지 ‘끌림’말고도 동아리내 여러 프로젝트들을 잘 끝내고 싶어요. 그리고 임기가 7월 초에 끝나는 데, 그 이후에 인도 여행 가서 돌아다니면서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하려 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사회에 좋은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끌림의 차원에서는 리어카 광고만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셜 벤처의 대표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기업으로 노인 분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 어요. 정책과 법안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실제로도, 끌림의 현팀장은 노인 관련 국회 포럼에 참석하고, 또 저도 5월말에 강연을 하러 가요. 이런 식으로 퍼트려 나가며. 이분들이 법의 보호 망 밖에 있다는 것이 공직자나 국회의원 분들에게 알려지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 까, 그것에 끌림이 일조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해요.

최종적으로는 ‘끌림’ 법인이 학생들의 도움 없이 존재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이것은 EXIT이라고 부르는데, ‘인액터스’의 목표는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비즈니스가 학생들의 여러 마케팅 없이도 충분히 매뉴얼대로만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우리가 이것을 신뢰할 수 있는 단체에게 넘겨주고, 우리가 나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프로젝트의 모습이죠.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은 대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하는 것이 에요. 공감하다가 sympathize라고 영어로 번역되는데, 이것을 연민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고 하면 그 만들어 내는 주체는 사람이어야 해요. 대상자-우리가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 돕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그 분들에게 역량을 물으면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아요. 다만 여러차례 보고 관찰하면서 이분들이 이것까지 할 수 있겠는데, 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런 부분들을 함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함께 행복한 세상은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어 진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임팩트-효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들이 사회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사회는 살 만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재 소셜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요. 벤처도 아닌데 왜 벤처라는 이름을 다냐 그냥 사회봉사 기관 아니냐 국가에서 할 일이 아니냐 라는 말도 많아요.  

그런데, 소셜 벤처를 만들고 누군가 하는 시도로 누군가는 세상을 다르게 볼 것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적게는 수거인들을 보고 인식이 바뀌고 또는 이런 사람들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 하며 더 많은 시도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또 이런 이야기로 마음이 훈훈해 진 사람들이 기부를 하시고 여러 다른 공헌 활동에 많이 참여 하 실수도 있고요.

이 시도들이 사회적으로 완벽한 시도는 아니어도 이런 시도들이 많아져야 갈수록 더 나은 소셜 벤처들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고, 이런 사람들이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 내면 결국 사람들이 아직 우리나라를 살만한 나라구나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터뷰   김연두 컬처디자이너 서포터즈
사진제공   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