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양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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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 사이, 그리고 그 주변과 경계에는 가족, 친구, 동료, 이웃 – 여러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게 연결지점을 갖고 사회문제를 바라보면 절대 나만의 문제, 너만의 문제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존재하지 않아요.

짧은 머리, 보이시한 옷차림의 외관에 여자치곤 상당히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일 것으로 생각했다.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성소수자란 소개에 인터뷰의 분위기는 주제만큼 무겁게 이어질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쾌활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쾌하고 힘 있게 자기 생각과 성소수자의 삶을 대변하는 양은오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칠 때쯤, 문득 타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편견이 얼마나 나 자신을 외롭게 만들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외적인 게 달라서, 그 다수인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통 자체를 거부하기엔, 그녀는 자신만의 뚜렷한 생각으로 세상을 향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 성소수자 활동가 양은오 컬처디자이너를 만나보자.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성소수자 활동가이자 NGO 활동가 양은오입니다. 현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한국퀴어영화제 기획단장으로 일하고 있고, 성소수자인 저 자신이 행복해지고자 크고 작은 일을 벌여온 지 12년 정도 되었네요.

성소수자 활동가이자 NGO 활동가로 본인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이 두 단어를 한번 풀어보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제 활동의 주요 기반은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이하 ‘센터’로 표기)와 한국퀴어영화제 이렇게 두 곳이에요. 센터는 2002년 설립 이후 성적 소수자 인권을 위해 사회와 소통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어 요. 제가 주도적으로, 또 지속해서 하는 활동을 위주로 소개해 드릴게요.    

일단 강연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해요. 성적 소수자와 그들의 가족, 또 이성애자 모두를 상대로 강연해요. 동성애에 대한 바른 지식을 교육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왜곡된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패러다임을 수정해요.

또, 출판, 전시 등의 크고 작은 문화 활동들도 진행해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슘프로젝트’인데요. 전 동성애자이자 크리스천이에요.

기독교인 동성애자로서 저 스스로 겪은 많은 질문을 저만의 내적 고민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좀 더 많은 성적소수자와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목사님들과 직접 소통하며 기독교가 성소수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도서(하나님과 만난 동성애)를 기획하고 발간했어요. 그 과정에서 성소수자에게 열려있는 교회리스트도 제작하는 등 신앙과 성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성소수자들의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고자 노력했던 프로젝트였죠.

그 밖에도 센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고, 진행하고 있죠. 특히 센터는 성소수자와 그 주변인을 위한 몇 안 되는 중심적 커뮤니티이다 보니 이들이 사회에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상담사의 역할은 꾸준히 지속하고 있어요.

센터는 성소수자들에게 어떤 곳인가요?  

정말 listener의 역할만을 해줄 때도 있어요. 그것만을 원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요. 청소년 성소수자 문제의 경우 고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청소년 위기지원센터 ‘띵동’과 성적소수자 상담이 필요하면 ‘별의별상담연구소’를 연결해 주죠. 폭행, 성폭행과 같이 형사입건이 필요한 사건의 경우에도 필요에 따른 법적 절차를 안내해주거나 관련 기관을 연계해줘요. 센터가 만능일 순 없지만, 성적소수자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역할을 해주고자 다양한 경험과 노력을 하고 있죠.

띵동(청소년위기지원센터)▶ https://www.ddingdong.kr/
별의별상담연구소(성적소수자 상담센터)▶ http://878878.net/

한국퀴어영화제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한국퀴어영화제는 처음 2001년에 무지개영화제로 시작했어요. 7회 때부터는 서울 LGBT영화제로 행사 명칭이 바뀌었고, 14회 때부터 공식명칭이 한국퀴어영화제가 됐죠. 저는 8회부터 영화제 기획단에서 프로그래머로 함께 해서 2014년부터 기획단을 이끌고 있어요.    

한국퀴어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라는 문화적 매개체를 통해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메시지를 사회와 공유하고자 기획한 영화제에요. 성소수자이기에 겪는 고민과 갈등, 혹은 성소수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겪는 원초적 감정들을 보여주는 다양한 영화 속 메시지를 통해 성소수자의 삶과 고민을 간접적으로나마 다수와 함께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길 희망하는 문화행사에요. 

앞서 말씀해주신 다양한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인정과 드러냄을 기반으로 하는 활동이잖아요. 성소수자 활동가로 살아가게 된 계기, 그 과정 속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저는 제가 동성애자임을 깨닫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많은 부정을 했고, 동성애자임을 깨닫고 난 후에도 신앙관과 성정체성과의 괴리감에 스스로 부정의 여지를 남겨뒀었죠. 근데 그럴수록 저 자신은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나 자신을 부정하고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물론, 전 커밍아웃은 철저히 개인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용기의 문제도 아니에요.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개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죠.

근데 저는 그냥 저를 부정하는 걸 멈추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 간절히 ‘더는 힘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도움을 받을 곳을 찾게 됐고 그 때 센터를 알게 됐죠. 센터라는 공동체 속에서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 자신을 받아들였어요. 막상 나의 다름을 인정하니…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많은 부분이 자유로워지더라고요. ‘나를 찾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센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성소수자 활동가로 활동하게 되었죠.

하고 계신 다양한 프로젝트 (책 발간, 전시, 강의, 영화제 기획 등)에는 공통적으로 ‘문화’라는 코드가 있는 느낌이에요. 특별히 문화의 코드로 성소수자 이슈를 풀어나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 당시 센터에서의 활동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했어요. 현시대에서 성소수자들을 위해 필요한 활동을 내가 하고 싶은 방법으로 프로젝트화 하는 식이었죠. 저는 원래 글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방법’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기울었죠.

레즈비언 매거진 <레인보우링>도 기획·발간해보고, 저 스스로 저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기까지 겪었던 많은 갈등과 고민을 프로젝트화 시켜 <우리, 여기, 함께>라는 일종의 성적소수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한 가이드북도 제작했어요.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였는데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부모들이 알고 싶어 하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을 선정해 답변하여 제작한 책인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렇게 초창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저 스스로 성소수자 활동가로서의 확신이 생겼던 거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위안이 된다는 걸 느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위안이 된다는 걸 느꼈거든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그죠. 힘든 거 많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때 특히 힘이 빠지죠.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개선 및 성소수자 권리 운동은 결과에 연연치 않고 최선을 다하고자 늘 다짐해요.

하지만, 센터에서 성소수자들이나 그들의 지인의 상담 내용이 너무나 암담할 때는 같이 울고 싶어요. 특히 요즘에는 성소수자 자살과 관련한 상담 요청이 많아졌어요. 최근 군대 내 성소수자 색출 관련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존재에 덜컥 불안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성소수자들도 늘었고, 그런 불안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분들의 소식을 듣거나 그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을 받으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물론 단시간 내 변화를 바라며 하는 활동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양성의 공존을 위해 대중과 사회와 소통하며 노력한 저의 마음들이 무너지는 기분도 들죠.

동성애의 이슈가 점점 오픈되어 공론화되고 이야기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동성애가 대선 키워드로 등장했을 정도니까요. 10년 넘는 시간을 성소수자 활동가로서 살아오셨는데, 예전과 비교해서 어떤가요.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느껴지세요? 

대선 키워드로 동성애가 등장했다는 거 자체가 사실은 큰 변화죠. 다만 동성애는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라는 질문으로 구분 받아야 하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며, 누군가의 선택으로 옳고 그름이 결정지어질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에요. 사람의 문제인데, 사람의 존재를 찬반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동성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많이 오픈됐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찬반의 문제로 인지하는 상황은 안타까워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이 변화했죠. 퀴어코드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로 미디어에는 퀴어 캐릭터가 공존하고, 강의를 통해 만나는 대중들도 무조건적인 혐오보다는 ‘왜죠?’, ‘어떤 시각으로 동성애를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해요.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7월에 진행되는 퀴어문화축제와 한국퀴어영화제의 준비로 한창 바쁘실 것 같습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7/14(금)-15(토) 양일간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 7/20(목)-23(일)은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한국퀴어영화제가 진행돼요. 정신없이 준비 중이에요. 퀴어문화축제가 올해로 18회째인데 처음으로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해요. 부스 참여이긴 하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죠. 한국퀴어영화제는 ‘Current Issue’라는 프로그램을 강화했어요. 대선을 치르며 성소수자에 대한 정치적 이슈가 많았고, 이런 시의성 속에서 다수가 함께 생각해 볼 성소수자 관련 주제들의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영화에 대한 감상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자유로운 소통을 나누고자 해요. 부디 많은 분과 함께 모두가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퀴어문화축제
www.kqcf.org 

한국퀴어영화제
http://kqff.co.kr/

다소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작년 6월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됐을 때 동성애 반대단체들과의 충돌로 이슈가 됐었죠. 올해도 퀴어문화축제 기간에 축제반대 국민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역사적인 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2015년부터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반대시위가 엄청났는데,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것이 2015년도부터예요. 그 전에는 청계천, 홍대,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었거든요. 아무래도 서울광장이 갖는 상징성이 있잖아요. 그들에게는 동성애라는 것이 당당해지는 게 잘못된 현상이라고 생각되는 것 같아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 방법이 무조건적인 혐오나 악의적인 왜곡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한 행동을 실행할 때도 항상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고, 반대하시는 분들이 성소수자들의 행동을 반대할 때도 늘 생각해야 하는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해요.

반대하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적인 혐오나 악의적인 왜곡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일부에서는 퀴어문화축제의 선정성을 지적하기도 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퀴어문화축제는 물론 성소수자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성소수자만의 축제는 절대 아니에요. LGBT(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포함, 앨라이(성소수자 지지자), 그냥 궁금해서 구경하고 싶은 시민들, 축제를 즐기고 싶은 관광객 등 모두에게 오픈된 문화축제에요. 그렇기에 축제에 참여한 이들의 시선에 선정성의 문제가 제기됐다면 대중적 문화 축제가 되기 위해 저희가 더욱 고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동성애는 억압하기 쉬운 sexualities 집단’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이 퀴어문화축제를 선정적인 축제로 낙인찍는 현황은 아쉬워요. 국내에도 다양한 문화축제가 진행되고, 선정성 논란이 있는 축제가 퀴어문화축제만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유독 ‘선정적인 축제’로 규정해버리는 경향은 동성애를 그저 가벼운 섹슈얼리티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문제도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다른 축제들에는 ‘선정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밀지는 않죠. 유독 퀴어문화축제에만 선정성의 문제를 부각시키죠. 그렇다는 것은 정말 선정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축제, 영화제 모두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이후에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사진 설명: 프라이드하우스 캐나다 방문 모습)

퀴어문화축제와 영화제 종료 후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프라이드하우스(Pride House) 개최를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요. 프라이드 하우스는 올림픽과 패럴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에 임시로 개장하는 성소수자 쉼터 및 안내소에요. 스포츠에 만연한 호모포비아 문화를 개선하고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되었으며, 대회 기간 성소수자 운동선수들과 관계자, 자원봉사자, 관중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중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문화와 인권에 대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공간이죠. 평창동계올림픽 프라이드 하우스 개최는 센터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해요. 정부나 대중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 한다면 좋겠습니다.

프라이드하우스 평창▶ http://pridehouse.kr/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해오신 프로젝트들이 다양하고 규모 있는 행사들도 많은데,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되나요? 

센터에서 초창기에 진행한 작은 프로젝트도 그렇고 현재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들도 그렇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 운영자금은 후원금인데, 민간 기업들의 후원도 상당히 소극적이어서 정말 작은 후원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되는 상황이에요. 사실 이 부분에 아쉬움은 느껴요.

퀴어문화축제는 6월이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 성격을 띤 축제에요. 해외 많은 수의 프라이드 퍼레이드들은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매년 6월 몇째 주 토요일과 같이 정해진 날짜에 축제가 개최되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한국은 재정적 지원도 전무하고, 고정적인 날짜와 장소를 확보하는 것도 매년 난항을 겪고 있어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죠. 하나하나 차근히 해결해나가야죠.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단계적으로, 또 궁극적으로 어떠한 사회적 변화가 생기길 희망하시는지요.

정말 궁극적인 목표를 얘기하자면 앞으로 성적소수자를 포함한 다양한 가족 구성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과 대중들이 성적소수자를 함께 사는 사회구성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민의식 성장이 이뤄진다면 좋겠어요. 하지만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고, 다행히도 아까 긍정적인 변화를 말씀드린 것처럼, 예전보다 이제는 동성애가 무조건적인 혐오의 대상은 벗어나는 진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문화예술 활동으로 성소수자의 문제를 대중과 사회와 소통하고 있잖아요.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나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성적소수자를 단순히 이해 해 달라거나 지지해 달라는 언어적 호소가 아닌 LGBT의 문화를 사회와 소통함으로써, 우리 전체가 여러 존재의 다양성을 수용하며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것의 힘을 믿기 때문이에요.

아직 대중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고 선정적으로 보이겠지만, 퀴어문화라는 것도 결국 한 사람이 ‘나를 나답게 표현하는 것’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나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그 존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문화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나의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고,
나의 존재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성적소수자들의 요구임과 동시에 현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덕목이기도 해요. 양은오 대표님이 생각하는 ‘다양성’에 대한 정의는 무엇이며, 다양성에 대한 수용의 자세는 어떤 것인가요.

저는 다양성을 무지개로 설명해요. 무지개가 성소수자의 상징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무지개를 보는 방법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자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지개를 구성하는 빛깔이 서로 완벽히 구분되어 있지 않잖아요. 빨간색과 주황색의 사이에는 두 색 간의 경계색이 존재하죠.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그렇게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 문제는 나한테는 절대 일어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건 ‘나는 나고 너는 너야’의 좁은 마음이에요. 나와 너 사이에는 내 가족, 내 친구, 내 동료라는 나의 주변인이 있을 수 있어요. 그렇게 연결지점을 갖고 사회문제를 바라보면 절대 나만의 문제, 너만의 문제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존재하지 않아요.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그렇게 바라본다면 다양성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WEB. www.kscrc.org/
https://twitter.com/kscrc

인터뷰      윤혜성
사진         양은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