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문화, 그리고 기술로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다

2017연희걷다

도심재생은 이제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다. 도시계획과 관련한 전문가나 개발에 관심 있는 활동가의 몫이 아닌 시민사회 전체의 관심으로 바뀌었다. 도시로 집중되는 인구는 여전히 증가세인 반면 건물연한은 시간이 지날 수록 다가오면서 도시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는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최소한의 공간에 밀집시켜야 한다는, 개발이익과 효율성을 앞세운 단어 ‘용적률’이 가진 비인간성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익 이전에, 보존해야 할 가치를 고민하고 보다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서 마을과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시민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요즘에 도심재생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단어가 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서 어반플레이는 오늘도 열심히다. ‘연희, 걷다’로 마을 공동체와 외부인의 접경이 긍정적일 수 있음을 증명하며 많은 관심을 받은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어반플레이는 뭐하는 곳인가요?

누구나 도시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누릴 수 있는 도시문화 생태계를 만들자가 저희가 회사를 만들 때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도시문화콘텐츠 창작, 지역 문화 마케팅, 도시콘텐츠 전문 미디어 채널, 문화 기획자 에이전시 등 총 4가지 분야에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죠.

이런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회사를 만들어야지! 처음부터 그런 생각은 없었구요. 대학에서 제가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석사는 융복합기술을 다루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을 나왔습니다. 그때가 2003년 즈음이었는데 그때가 어플리케이션들 만드는 게 유행이던 시절이었죠. 마침 제가 문화기획 쪽이 전공이라 기획, 개발, 디자인을 하던 대학원 동료들 세 명이서 작업실을 차린 게 시작이었죠. 그때는 놀면서 일하면서 도시문제를 살짝 바꾸고 싶다 정도였습니다. 결국 그게 도시와 놀이를 연결시키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이름이 어반플레이가 된 건가요?

나중에 다른 걸 해도 되도록 넓게 지은 건데요. 그런데 이름이 참 원대하게 들리죠? (웃음)

도시를 가지고 노는 건 실제로 원대한 거죠 (웃음) 그간의 활동들에 말씀해주세요.

매년 15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해왔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농부 스토리 아카이브 플랫폼을 만들었는데요,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인데 당시 이슈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때 같이 했던 동료들은 독립해서 따로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지금 모두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도시문제에 계속 관심이 많아 남기로 하구요.

그렇게 시작한 게 어반폴리라는 서비스입니다. 문화기획자들과 그들의 컨텐츠를 아카이빙해서 미디어채널을 통해 마케팅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죠. 2014년 전에는 지자체의 도움도 받고, 후원도 받으면서 프로젝트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공공의 돈으로는 문화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숨은 연남 찾기’였는데요,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스케일이 너무 컸어요. 감이 없었던 거죠.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연희, 걷다’를 한 거죠. 연희동 지역 11개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바꾸고 공예작가 35명이 참가했었습니다. 지역주민, 예술가, 상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결과적으로 마을과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만들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입니다.

대전의 성심당과도 프로젝트를 하셨다면서요. 그것도 세간의 화제가 많이 된 것 같은데요.

성심당 프로젝트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성심당은 대전의 명소잖아요. 그렇게 유명한데도 분점이 없습니다. 대전에 성심당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른 곳에는 성심당이 없어야 대전을 위하는 것이다. 대표님의 철학이죠. 성심당이 2016년이 6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1년 전부터 성심당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60년간 성심당의 성장과 대전시, 밀가루 그리고 사람들의 추억과 흔적을 통해 그간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는 거죠. 성심당만의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서 은행동 성심당 일대 다섯 곳에서 팝업 전시를 했습니다. 그때 나온 재미있는 장치들이 옛날 전화기나 아날로그 TV 였는데요. 전화를 들고 다이얼을 돌리면 성심당 직원분들의 이야기가 들린다거나, 옛날 TV의 채널을 돌리면 옛날 성심당의 역사가 나온다던가 하는 거죠. 숨어있는 디테일들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런 기술의 융복합이 저희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어떤 일에 집중하고 계신가요?

‘아는’ 시리즈가 있는데요. ‘아는 을지로’, ‘아는 철물점’이라고 하는데요,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의 하나인 세운상가 재정비와 함께 저희가 공간을 하나 받기로 했어요. 일종의 건축 편집샵인데요. 물건을 파는 철물점이라기보다는 을지로의 상인분들의 제품을 큐레이션해서 전시도 하면서 시민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마을이나 동네라 불리는 곳은 원래 자기만의 색깔이 있잖아요.

저희는 그런 색깔을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계속적인 아카이빙과 큐레이션을 하는 거죠. 그리고 그 경험들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각 지역에 로컬큐레이터를 두고 그 지역만의 컨텐츠를 모으고 있습니다.

어반플레이는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되고 싶으세요

저희가 제일 행복할 때가 저희가 기획한 것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거에요. 도시와 마을이 서로 자기만의 컨텐츠로 문화적으로 풍성한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가 그런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홍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들이 해온 일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보였다. 어반플레이는 단순하게 수익을 위한 사업을 하는 회사를 넘어서서 공공의 행복을 꿈꾸고 있었다.